이날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은 법어에서 “평화통일의 염원이 담긴 진신사리를 모시는 보탑을 조성하여 제막하는 오늘 진정한 사리의 방광은 바로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분 한 분의 지금 이순간 온전히 깨어있는 것”이라며 “이 법석을 스스로 내면에 부처님을 모시고 정진하며 남북의 모든 존재의 화합으로 통일의 염원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광사 동당 수좌 법흥 스님도 격려사에서 “일찍이 부처님의 제자로 통일운동과 인권운동, 사회복지사업을 실천해 온 문수사 주지 지원 스님의 원력 불사를 진심으로 찬탄한다”며 “부처님의 정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이들의 정진이 있다면 남북이 하나 되는 길은 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수사 주지 지원 스님은 인사말에서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오늘의 법석을 위해 원근각지에서 찾아주신 제방의 대덕 큰스님과 관계기관장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금강산 신계사를 재현한 대웅보전 바로 앞에 묘향산 보현사의 탑과 불국사 석가탑의 상륜부를 본떠 조성한 문수사 진신사리탑이 평화통일을 향한 염원을 모으는 중심 도량으로 더욱 탄탄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염원했다.

재가 내빈의 축사와 문수사 신도들의 발원도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불심의 도시 부산의 남구를 대표하는 도량 문수사에 통일 염원의 대탑이 조성되어 부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무척 뜻깊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박화자 문수사 신임 신도회장도 취임사에서 “귀한 법석을 통해 신도회장 소임을 맡게 되어 더욱 어깨가 무겁다”며 “주지 스님을 잘 모시고 신도님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위해 건강하고 밝고 지혜로운 전법과 나눔 활동, 통일을 향한 기도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발원했다. 

사리탑은 그 형식도 돋보인다. 8각13층 규모의 탑신부는 묘향산 보현사, 상륜부는 불국사 석가탑의 형식으로 조성해 남북 평화통일 기원의 뜻을 담았다. 무엇보다 문수사는 대웅보전이 신계사 대웅전 양식을 그대로 본 떠 조성, 평화통일 발원의 도량으로 가치를 더했다.

불사를 추진한 문수사 주지 지원 스님은 조계종 사회부장 시절 금강산 신계사 복원불사를 주도한 인연이 있다. 특히 사단법인 위드아시아를 설립, 1997년부터 해외 구호 활동과 더불어 북한 돕기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또 사회복지법이 문수복지재단 대표이사를 맡아 지역민을 위한 복지 포교에도 앞장서왔다. 현재 부산 남구불교연합회장도 맡고 있다. 

문수사는 부산 남구에 소재한 남구 대표 도심 포교 및 기도·복지 도량이다. 1962년 문수암으로 창건됐다. 전 주지 덕암 스님이 주석하며 참회기도 도량으로 40여 년 자리매김했다. 이후 기존 도량의 위치에 도시 정비 계획이 수립되면서 2002년 남구 용당동 청량산 정상 부지로 이전, 중창 불사를 전개했다. 20여 년의 불사 기간을 거쳐 경내에는 신계사 대웅전과 같은 형식의 대웅보전을 비롯해 삼천불전, 명부전, 원불전, 삼성각, 종각, 템플스테이관 등이 자리한다. 이번 사리탑은 지난 4년 동안 불사 모연으로 조성됐으며 제막식을 통해 도량의 중창 불사 회향의 의미도 담는다.

한편 문수사는 사리탑 제막에 앞서 7월4일 경내에서 사리 봉안식을 갖고 탑 내부에 사리를 안치했다. 사리함에는 스리랑카 야스기리아 종정 스님으로부터 기증받은 사리 두 과를 비롯해 미얀마 삼정법사 위기따 스님에게 기증받은 불사리도 함께 봉안됐다. 또 ‘금강경’, ‘법화경’ 등 경전류와 문수사 신도들의 사경, 시대를 반영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도 담았다.